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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발동한 이란과 동맹 과시한 北, ‘최대 압박’ 자초할 것

美 제재 발동한 이란과 동맹 과시한 北, ‘최대 압박’ 자초할 것

Posted August. 09, 2018 07:43   

Updated August. 09, 20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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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7일 이란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방문 중이었다. 리 외무상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에서 “기존 양국관계에 만족을 표하면서 동맹관계를 더욱 확대할 것을 합의했다”고 이란 관영매체는 전했다. 동맹이란 공동의 적 또는 위협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미국에 맞서는 공동의 전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리 외무상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알리 아리자니 의회의장도 만난다.

 북한과 이란은 그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한 ‘검은 커넥션’ 의혹을 받아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두 나라를 이라크와 함께 3대 ‘악의 축’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런 두 나라가 일부러 날짜를 맞추기라도 한 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본격 제재에 들어간 날 양국 간 연대를 과시했다. 미국은 11월부터는 이란산 원유 거래도 차단할 계획이어서 이란의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사업 중단이나 철수에 나서는 시점이다.

 북한의 이란 밀착 행보는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와 관련해 이미 약속한 비핵화를 거부하고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대미 압박용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제재와 압박 속에 각각 원유 수출과 수입이 절박한 두 나라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쇄 같은 검증 안 된 조치만으로 미국에 6·25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비핵화 프로세스 진입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단호하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이란과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정확히 똑같다. 운반 가능한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도록 두 정권에 최대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한동안 사용을 자제하던 ‘최대의 압박’이란 용어까지 다시 꺼내든 것이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진전을 확인할 때까지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이란의 밀착은 한국 정부의 대미(對美) 입지도 군색하게 만드는 실정이다.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망에서 우리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예외를 인정받기를 원하고,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도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한미 간 신뢰에 금 가는 일이 없도록 공조를 강화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