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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휩쓴 최혜진

Posted July. 26, 2018 07:35   

Updated July. 26,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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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은 좋지만 80점 정도예요. 투어 생활을 하면서 언니들에게 배우는 점이 굉장히 많아요. 100점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주말골퍼 사이에 “공 잘 치는데 겸손하기까지 하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에 해당된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를 평정한 10대 골퍼 최혜진(19·롯데·사진)도 이런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1학기’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에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고교 시절 프로 대회에서 2승을 올리며 ‘천재 소녀’로 이름을 날린 최혜진. 최근 상반기 17개 대회 일정을 마감한 KLPGA투어에서 그는 주요 부문 1위 자리를 휩쓸어 신인이란 타이틀이 무색하다.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나섰으며 대상, 상금(5억7700만 원), 평균 타수(69.77타)에서도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 부문에서 2위 한진선(692점)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선두(1571점) 독주 체제를 굳혔다. 2006년 신지애가 신인으로 주요 상을 휩쓸었는데 당시에는 전체 시즌 규모가 16개 대회였다. 전체 대회가 29개로 늘어난 현재 최혜진의 활약은 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게 KLPGA투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혜진은 “신인으로 첫 정규시즌 전반기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후반기엔 자신감을 갖고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평균 퍼팅 수가 30.08개로 28위다. 드라이버 비거리 3위(259야드), 그린적중률 1위(81.4%) 등 다른 부문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할 만한 수치다. 정작 최혜진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버디 기회가 왔을 때 더 집중력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진을 지도하고 있는 김대섭 프로는 “어드레스 때 왼쪽 어깨가 올라가는 부분을 바로잡았다. 퍼팅을 놓칠 때 보면 공이 컵 주위에서 살짝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의욕이 많다 보니 몸이나 눈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크게 교정할 데가 없다”고 분석했다.

 최혜진은 앞으로 2주 동안 국내 대회가 없어도 쉴 틈이 없다.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 김해에서 진행되는 롯데골프단 합동 훈련에 참가한다. 전반기 5승을 합작한 롯데골프단은 최혜진을 비롯해 이소영(2승), 김지현(1승) 등 소속 선수들을 소집해 실전 연습라운드와 웨이트트레이닝, 멘털 강연 등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28일에는 영국으로 출국해 다음 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찬사까지 들었던 그는 올해도 LPGA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 없이 톱10 2회를 포함해 모두 50위 이내에 들었다.

 세계 랭킹이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9위인 최혜진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방에 붙여둔 ‘세계 1위,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그에게 폭염 속 원기 회복 노하우를 물었더니 “어리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자면 그게 보약”이라며 웃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