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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보자” 美, 韓정부의 연내 종전선언에 부정적

“두고 보자” 美, 韓정부의 연내 종전선언에 부정적

Posted July. 16, 2018 07:35   

Updated July. 16,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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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내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9월 유엔총회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미국 측은 “두고 보자”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 미국, 연내 종전선언에 부정적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14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통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바라보는 내부 기류는 분명히 달라졌다”며 “그 결과로 체제보장 인센티브로 적극 검토했던 종전선언을 연내에 하는 것이 어렵게 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 정부에서 종전선언을 9월 유엔총회에 맞춰 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 오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6, 7일 평양에 머물며 김정은도 못 만나고 ‘빈손 귀국’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기 전에 종전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강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말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이후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 내에서도 북-미 회담이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14일 미국 측 협상팀을 만나고 귀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북-미 협의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미 공조를 토대로 우리는 끈기를 가지고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과정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 결렬 사흘 만에 북-미 유해송환 회담 열려

 유엔사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경부터 판문점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회담이 열렸다. 12일 판문점에서 열기로 한 회담이 북한 측의 불참으로 결렬된 이후 사흘 만에 열린 것이다.

 북측 제안대로 이번 회담이 장성급으로 진행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장성급 회담이 열렸다면 2009년 3월 이후 9년 4개월 만이다. 이날 회담에서는 유해 송환 외에 종전선언 등 상호 관심사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유해 송환 문제가 이행조치에 들어가면서 비핵화 등 다른 합의사항에 대한 실무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13일 “북-미 간 후속 협상이 곧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그는 매우 똑똑하고, 멋진 인물이며, 재미있고 억세면서 훌륭한 협상가”라고 칭찬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에 북한으로부터 뭐든 얻어내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사를 동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 ·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