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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꺼낸 트럼프 “12일 빅딜 시작”

종전선언 꺼낸 트럼프 “12일 빅딜 시작”

Posted June. 04, 2018 07:29   

Updated June. 04,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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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싱가포르) 회담에 앞서 (사전에) 종전선언을 논의할 것이다. 회담에서 어떤 것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온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김영철과) 70년이나 된 6·25전쟁을 끝내는 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오거나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에 맞춰 판문점에서 선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일 한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953년 정전협정이 서명됐던 판문점에서 7월 27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과 1시간 20분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대북 제재와 주한미군 감축 등 한반도 핵심 현안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수준의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지만 지금 대화를 하고 있는데 (북한을 향한)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란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여부에 대해선 “모든 것에 대해 대화했다”며 김영철과 이 사안을 논의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발언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CVID)를 이행하면 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일단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이날 사인(sign·서명)을 하지 않을 것이며, 과정(Process)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비핵화 논의는 기존에 요구해 온 원샷 타결보단 CVID를 위한 장기 협상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일각에선 “(비핵화) 과정을 시작한다”고 밝힌 만큼 북한의 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면 비핵화 단계별로 보상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 원조에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종전선언 가능성을 기대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 ·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