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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비핵화’서 반발짝 물러선 트럼프

‘원샷 비핵화’서 반발짝 물러선 트럼프

Posted May. 24, 2018 07:23   

Updated May. 24, 201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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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착수한다면 비핵화 과정을 최소한으로 나눠 그 단계마다 보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장해 온 비핵화에 따른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비핵화를 조건으로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비핵화 방식은) 일괄타결(all-in-one)이 훨씬 좋지만 나는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확히 일괄타결을 할 수 없는 몇 가지 물리적인 이유들이 있다”며 “물리적인 이유 때문에 매우 짧은 기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괄타결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단계를 두는 이른바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선(先) 핵 포기-후(後) 보상’을 주장하며 강조했던 ‘리비아식 모델’과는 확실히 거리를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시작 단계부터 체제 보장을 논의해왔다”며 “북한은 부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조건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재확인하며 민간 투자를 통한 대북 경제보상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우리는 매우 강력한 구상과 옵션을 갖고 있다”고 밝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만약 (완전한 비핵화에 필요한) 특정 조건(certain conditions)들을 얻지 못한다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상준 alwaysj@donga.com ·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