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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칩샷...박성현 “2년차 징크스? 저리 가”

신들린 칩샷...박성현 “2년차 징크스? 저리 가”

Posted May. 08, 2018 07:53   

Updated May. 08, 20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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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까지 남은 거리는 20야드(약 18.3m). 거리도 가깝지 않았고 홀 위치도 까다로웠다. 홀까지는 오르막이었지만 홀을 지나면 내리막이었다. 파만 지켜도 성공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58도 웨지로 가볍게 친 공은 마치 자를 댄 것처럼 홀을 향해 굴러가더니 거짓말처럼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박성현(25)의 시즌 첫 우승을 확정지은 칩 인 버디였다. 동반자였던 여자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줄리 잉크스터(58·미국)가 하이파이브를 먼저 요청했을 만큼 멋진 샷이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박성현이 신들린 듯한 칩샷 2방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박성현은 7일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텍사스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 탓에 72홀 대회에서 36홀 대회로 축소돼 치러졌다. 박성현은 이날 열린 최종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 2위 린디 덩컨(미국)을 1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LPGA투어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 원).

 박성현은 이날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4번홀(파5)에서 약 30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칩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며 이글이 됐다. 박성현은 기세를 모아 6번홀(파4), 8번홀(파5), 9번홀(파4)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냈다. 그리고 최종 18번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칩 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 상금왕과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까지 휩쓸며 LPGA 무대를 평정한 박성현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7개 대회에 출전해 2번이나 컷 탈락하고, 톱10에는 1번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 주를 쉬고 나선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장타력에 한결 안정된 쇼트게임을 펼치며 2년차 징크스를 벗어났다.

 박성현은 “지난 일주일 동안 샷 연습 시간을 줄이는 대신 칩샷과 퍼팅 연습을 많이 했다. 평소와 달리 한 주 내내 엄마와 함께 퍼팅 연습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퍼터도 바꿨고, 퍼팅 자세도 좀 낮췄다”고 말했다. 직전 대회까지 일자형 퍼터를 썼던 그는 이번 대회에는 헤드가 큰 맬릿 퍼터를 들고 나와 효과를 봤다. 맬릿 퍼터는 직진성이 좋아 짧은 퍼트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앞선 7개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가 30.67개(전체 115위)나 됐던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24개, 2라운드 28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올해 너무 결과가 안 좋아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깨끗하게 잊게 됐다. 시즌 전 목표로 했던 3승을 향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