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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서 비핵화 ‘남아공식 해법’ 거론”

“워싱턴 정가서 비핵화 ‘남아공식 해법’ 거론”

Posted May. 08, 2018 08:00   

Updated May. 08, 20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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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백악관 주변에선 여전히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리비아식 모델’이 자주 들린다. 그러나 북한의 자발적 핵 포기를 뜻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식’ 모델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함께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고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 ‘자발적 신고와 검증’을 핵심으로 하는 남아공식 해법도 의미 있게 논의되고 있었다. 문정인 특보도 남아공식 모델에 대해 ‘고려해볼 만한 방식’이라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리비아식 모델은 카다피의 죽음으로 불행하게 끝난 사례”라며 “(북-미) 협상에서 거론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 특히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해온 것은 기존 북-미 대화가 별 성과를 얻지 못한 만큼 더 이상 평양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측면도 있다. 김정은은 3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단계적 비핵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재안 중 하나로 남아공식 해법이 거론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남아공식 해법에 다가선다면 북한이 스스로 핵 포기를 선언하고, 이후 미국이 체제 보장 등 반대급부를 자연스럽게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이 적용되려면 북-미가 사전에 상당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정교한 비핵화 로드맵을 공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늦어도 다음 달엔 열릴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남아공식 비핵화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장관석 jks@donga.com ·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