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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아파트 본보기 집 오픈 첫날

Posted March. 17, 2018 07:35   

Updated March. 17,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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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연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 본보기집에는 오전 9시경부터 관람객 1000여 명이 긴 줄을 이뤘다. 이날 하루에만 1만5000명가량의 예비청약자가 다녀갔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온 주부 박진영 씨(44·여)는 “‘로또 분양’이란 말에 4시간을 기다려 입장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최대 5만 명의 관람객이 본보기집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5년 11월 송파구 가락동에서 분양된 ‘송파 헬리오시티’ 이후 서울 신규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인파다.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가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흥행 요소다. 이곳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4160만 원으로 전용면적 84m²가 14억 원 정도다. 근처 개포동에서 2016년 3월 분양된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의 같은 면적 분양권 매물이 21억 원을 호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셈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1690채로 다른 재건축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분양될 때 ‘로또 단지’로 주목받으며 평균 168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우 일반분양분이 142채였다. 그동안 강남 재건축 청약에서 번번이 떨어졌던 수요자 상당수가 이번 청약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날 본보기집을 찾은 관람객은 대부분 40, 50대 실수요자였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되는 전용면적 85m² 이하 아파트는 당첨자 전원을 청약가점제로 뽑는다. 전용 85m² 초과 주택도 50%에 가점제가 적용된다.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긴 중장년층의 당첨 확률이 높은 셈이다.

 박윤서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이 단지에는 중도금 대출이 제공되지 않는다”며 “분양가 70% 안팎의 자기 자본을 갖춘 상태에서 청약해야 하므로 작은 평수라도 7억 원의 현금을 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1일로 예정된 이 단지의 청약 결과가 향후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가를 것으로 예상한다. 본보기집의 인기만큼 청약경쟁률이 높다면 ‘자금력 있는 실수요가 여전히 풍부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면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이 단지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다른 아파트 집주인들도 매매가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