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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5월 정상회담에..주변국은

트럼프-김정은 5월 정상회담에..주변국은

Posted March. 10, 2018 08:03   

Updated March. 10, 201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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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북한이 최대한 빨리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중국 외교부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전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의 회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속보로 전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자극적인 표현이 많지 않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웹사이트 런민왕(網)도 ‘대사건! 트럼프가 5월 전 김정은과 회담에 동의’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내보냈다. 런민왕은 다른 기사에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멀고 힘들지만 협상이 전쟁 발생의 우려를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중대변화! 트럼프가 김정은과 5월 전 만난다’는 제목의 속보를 전했다. 신화통신은 다른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와 동시에 미국은 합의에 이를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시보(環球) 웹사이트 환추왕도 김정은과 회담 의사를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정의용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기자회견을 ‘중대성명’ ‘깜짝뉴스’라고 표현했다. 환추왕은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북한과 미국이 손을 잡고 기습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북미대화를 환영하면서도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소외되는 일명 ‘차이나 패싱’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대북 제재로 북중 관계가 악화되는 등의 대가를 치렀음에도 정작 대화 과정에서는 중국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상황을 지켜보면서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외론을 의식한 듯 중국 외교부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했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주장한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정확한 처방이었음을 보여준다”며 “(역시 중국이 주장한)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추진) 방향에 따라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대화 국면이 중국이 주장해온 해결 방향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으로 중국 소외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서된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