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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이 앞당긴 ‘운명의 날 시계’

Posted January. 27, 2018 07:21   

Updated January. 27, 201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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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전쟁 등으로 인한 ‘지구 종말’을 상징적으로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바늘이 자정 2분전으로 지난해 보다 30초 앞당겨졌다. 1947년 첫 설정(오후 11시 53분) 이후 ‘인류 최후의 순간’을 뜻하는 자정에 가장 근접한 것이다.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수소 폭탄 개발에 성공하면서 냉전이 정점에 달했던 1953년과 같은 시각이다. 겨울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으로 평창엔 비둘기가 나는 듯 보이지만, 세계는 냉정한 시각으로 북핵 문제의 폭발성을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시계를 운영하는 미국 핵과학자회보(BAS)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이 핵 위협과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의 핵 상황을 심각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그 위험성과 임박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BAS는 분침을 조정할 수 밖에 없는 첫째 이유로 지난해 북한이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 개발에 빠른 진척을 보인 점을 꼽았다.

 북한 핵개발이 남북한 주민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변수가 됐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핵 야욕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있다. 평창 개막식 전날인 2월 8일 평양에서 벌어질 열병식에 대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거의 모든 병기들을 동원하는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만약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란 듯이 공개한다면 국제사회는 올림픽정신의 훼손이자 도전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데 동의한 미국 측의 대화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조 장관은 “(페럴림픽이 끝나는)3월 25일까지 북미 간 대화가 시작될 수 있도록 견인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김정은의 도박으로 어느 순간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으로 치닫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냉철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