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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 12월 ‘온난화의 역설’

Posted December. 25, 2017 07:36   

Updated December. 25, 20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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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이 1월보다 더 추워지는 것 같아요.”

 국내 기상 관측소 중 최전방에 있는 백령도관측소에서 11년째 근무하는 정태진 소장은 “아침마다 ‘칼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며 “올해 마지막 주에 또 한파가 예보돼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탄절인 25일은 전국을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북쪽에서 불어온 바람의 영향으로 밀려나 ‘클린 크리스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주 또 한 번의 한파가 찾아온다. 25일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6도, 강원 춘천 영하 8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만 ‘12월 한파’가 잦은 게 아니다. 기상청이 최근 작성한 ‘우리나라 초겨울 한랭일의 장기 변화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1, 12월 초겨울 한랭일수 빈도는 2002년 이후 늘고 있다. 한랭일수란 1973년 관측 이래 최근까지 매년 날짜별 기온을 비교해 가장 낮은(추운) 10%에 속하는 날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는 지표다. 1973년부터 1985년까지 매년 초겨울 평균 한랭일수는 8.62일이었다. 이어 1986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초겨울 평균 한랭일수는 4.25일로 줄었다. 이는 지구 온난화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초겨울 평균 한랭일수는 다시 6.25일로 늘었다. 2014년에는 12월 평균 기온이 영하 0.5도로, 이듬해 1월 평균 기온(영상 0.5도)보다 더 낮았다. 12월이 1월보다 더 추운 ‘한파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10년간 12월과 1월의 기온 차는 평균 2.14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12월의 잦은 한파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점이다. 온난화가 점점 심화되면서 2000년대 이후 북극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기상청 예보분석팀 임소영 분석관은 “북극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서 북극 한기를 막아주던 공기의 소용돌이가 약해졌다. 이 때문에 극지방의 한기가 중위도에 있는 한반도까지 내려와 북극은 더워졌는데 중위도는 추워지는 ‘온난화의 역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해 12월 한파도 북극 한기의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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