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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반대땐 원조 중단”

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 반대땐 원조 중단”

Posted December. 22, 2017 08:51   

Updated December. 22, 20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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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옮기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유엔 회원국에 대해 원조 중단을 위협했다. 유엔 총회는 21일 긴급회의를 열고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한다’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표결을 겨냥해 “수억, 수십억 달러를 가져가는 나라들이 우리를 반대한다. 우리는 지켜보겠다.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지게 내버려 둬라. 우리는 많은 돈을 아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에 반대하는 표를 던지고도 수억 달러를 지원받던 때는 지나갔다”며 “더는 이용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엔 표결에서 미국의 결정에 반기를 들면 지원금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의 선택을 비판하기 위한 표결이 목요일 진행된다”며 “미국은 명단을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또 “우리가 대사관을 어디에 둘지를 결정했을 때 그동안 우리가 도와준 국가들이 우리를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헤일리 대사가 전날 유엔 주재 일부 국가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유엔총회 표결에서 결의안에 찬성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반대하는 투표를 한 국가들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으며 우리는 명단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된 ‘예루살렘 결의안’은 15개 회원국 중 14개국이 찬성했지만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을 막았다.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채택된다.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유엔 외교관들과 회원국들은 이례적인 미국의 ‘명단 작성’과 ‘지원 중단’ 압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차 세르히오 요렌티 솔리스 유엔 주재 볼리비아 대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헤일리 대사)가 적어야 할 첫 번째 이름은 볼리비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