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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궁전에 온 듯... 불미술 걸작 89점 한자리에

겨울 궁전에 온 듯... 불미술 걸작 89점 한자리에

Posted December. 19, 2017 08:32   

Updated December. 19, 20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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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황실과 귀족, 기업가들이 수집한 프랑스 예술 작품 전시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박물관이 함께하는 ‘예르미타시박물관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특별전이다.

 19일 일반에 공개되는 이 전시에는 18세기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회화부터 20세기 초 러시아 기업가들이 구입한 인상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89건의 프랑스 회화, 조각, 소묘 등이 전시된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실제 예르미타시 박물관의 모습을 본뜬 아치 기둥 장식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의 대표작 ‘전람회의 그림’ 중 ‘프롬나드’(산책)도 복도에서 흘러나와 실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듯한 인상을 준다. 총 4개 테마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는 니콜라 푸생,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클로드 모네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예르미타시 박물관은 소장품 300만 점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으로 특히 유럽 미술 컬렉션이 유명하다. 1762년 완공돼 러시아혁명 이전까지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현재 프랑스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을 보유하고 있다.

 18일 개막행사에 참석한 세르게이 안드로소프 예르미타시 박물관 서유럽부미술부장은 “18∼20세기 러시아에선 프랑스어를 제2언어로 채택해 사용했을 만큼 프랑스 문화를 사랑했다”며 “모든 시기 프랑스 대표작들이 예르미타시 박물관에 소장돼있는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프랑스 미술 발전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근대 국가로 발돋움하려던 러시아 황실은 18세기 초부터 서유럽의 우수한 문화를 적극 흡수하고자 했다. 겨울 궁전의 주인이던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는 왕실 주도의 아카데미 등 미술 제도를 정비하고,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 등의 조언을 받아 생전에 4000여 점의 유럽 회화를 수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미술품 수집에 대한 열정은 이후 귀족들과 슈킨, 모로조프 등 20세기 기업가들에게로 이어졌다.

 겨울 궁전 별궁에 보관돼 있던 방대한 양의 소장품과 러시아 상류층의 수집품은 러시아혁명 이후 나라에 귀속됐다. 김승익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혁명 이전 러시아의 귀족적 취향과 문화적 분위기, 영화로움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르미타시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두 번째 교환전시인 이번 전시는 4월 15일까지 열린다. 02-1688-0361



조윤경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