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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한미 불협화음 없애는 전기돼야

트럼프 방한, 한미 불협화음 없애는 전기돼야

Posted November. 06, 2017 07:59   

Updated November. 06, 20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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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한미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후 세 번째지만 서울에선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미군 요코다 기지에서 한 연설에서 “어떤 정권, 어떤 독재자, 어떤 국가도 미국의 의지를 얕봐선 안 된다”며 김정은을 겨냥했다. 대한민국은 대외관계에서 여러 난제들에 봉착해 있다. 그 어려움을 푸는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다. 이런 현실부터 자각해야 한다.

 미 행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 전부터 “북한 평화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줄곧 말했다. 북한 비핵화야말로 순방의 최고 목표인 셈이다. 한중 간 사드추가 불가, MD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포기를 골자로 한 ‘3 노(No)’ 합의는 주권 포기 논란으로 번져 미국 조야의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한미 간 파열음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한미동맹 강화가 중국과의 협력보다 상위 가치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최근 싱가포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으로의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밝힌 것은 전략적이지 못하다. 국익을 감안하면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을 포기하거나 멀어질 수조차 없다.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전적으로 부응하기 힘든 이런 지정학적 상황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한미동맹을 한 치도 흔들리게 해선 안 될 것이며 대북공조에서도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때로 종잡기 힘들만큼 극단적인 발언을 일삼는다. 하지만 부동산 사업에 성공한 사업가로서 외교적 거래에도 능하다. 이번 방문에서 트럼프는 한미 FTA 개정을 비롯한 통상 문제를 강하게 제기할 것이다. 트럼프를 일대일로 상대할 문 대통령은 그에게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냉정하게 분석해둘 필요가 있다. 트럼프 방문이 우리가 처한 위기를 더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최선의 방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민족의 사활이 걸린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 정상의 결단이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도 ‘촛불 시위’를 주도했던 220여개 반미 성향 단체들은 7, 8일 미 대사관과 청와대, 국회에서 반(反)트럼프 집회를 준비 중이다. 우방 최고지도자를 맞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 집회를 주도하는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DOTARD(노망난 늙은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모형을 불태운 전력이 있는 단체다.

 경찰은 집회로 불상사가 일어나거나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물샐 틈 없이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이들 단체 대표들에게 과격한 행동을 자제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