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K-POP 밀리언셀러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복고 열풍이 응답했다. 백화점 가전매장에는 전축이 다시 등장했다. 턴테이블은 레코드판과 CD, USB 등을 이용해 음악 감상과 함께 아날로그 감성을 소환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한 신제품이었다.

　▷대중이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진지 오래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로 음악을 즐기는 음원시장이 대세인지라 전통적 음반시장은 쪼그라들었다. 국제음반협회의 ‘디지털음악 보고서 2016’에 따르면 디지털 음악은 유형적 음반의 수입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싱글 형태의 발표가 주류를 이루면서 밀리언셀러 앨범의 탄생도 희귀해졌다. 한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새 역사를 썼다. 11곡의 신곡을 담은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LOVER YOURSELF 承-Her) 판매량이 출시 13일 만에 120만을 돌파했다. 단일앨범으로는 2001년 god 4집 이후 첫 밀리언셀러다.

　▷노래와 춤, 작사작곡 등에서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은 국내보다 해외팬덤을 먼저 구축했다. 브랜드파워 없는 작은 기획사로 데뷔한 탓에 ‘흙수저 아이돌’로 불렸지만 불리한 조건을 차별화된 전략으로 극복했다. 지구촌 시장을 겨냥해 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꾸준하게 알린 것이다. 특히 미국 내 인기는 폭발적이다. 올해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고, 뉴욕타임스가 발표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 중 아시아 가수로 유일하게 뽑혔다.

　▷대세 아이돌그룹인 워너원도 11월 13일 새 앨범 발매를 밝히면서 또 하나의 K-POP 밀리언셀러의 탄생이 점쳐진다.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워너원은 8월 화려한 데뷔공연을 가진 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6개 음원 차트 1위, 음악방송 15관왕을 달성했다. 아이돌그룹의 데뷔 앨범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적이 없는 만큼 새 앨범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얼굴도, 음악도 구분 못하는 세대지만 흙수저, 헬조선 속에서도 세계로 날아오른 아이돌이 고맙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