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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림팀 LFO” “쇼팽만으로도 가치있는 블레하치”

“역시 드림팀 LFO” “쇼팽만으로도 가치있는 블레하치”

Posted October. 18, 2017 07:34   

Updated October. 18, 20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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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이 끝난 뒤 지난해부터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했던 두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가 이끄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와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치의 공연이다. 두 공연 모두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LFO는 첫 곡으로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골랐다. 약 8분의 짧은 곡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악기군마다 균형감을 선보이며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처럼 공연의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베토벤 교향곡 8번부터 LFO는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설 오케스트라가 아닌 축제 때마다 모이는 오케스트라지만 연주자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조화를 잊지 않았다. 역시 ‘오케스트라 드림팀’으로 불릴 만했다.

 메인 코스인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에서는 음표로 콘서트홀을 가득 차게 만들면서도 절대 과하지 않게 연주했다. 전위적인 곡이라 자칫 지루하기 쉽지만 다채로운 색깔과 오묘한 조합으로 그 다음, 그 다음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폴란드 출신인 블레하치는 2005년 쇼팽국제콩쿠르 우승 이후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013년 한국 공연을 추진했지만 독감으로 취소됐다. 이번 내한공연 전 일본에서도 건강 문제로 공연이 한 차례 취소됐지만 다행히 예정대로 무대에 올랐다.

 블레하치는 전반부 바흐 네 개의 듀엣과 베토벤 소나타 3번, 후반부 쇼팽의 야상곡, 환상곡, 소나타 2번을 들려줬다. 손가락을 풀 듯 바흐를 들려줬던 그는 베토벤에서도 바흐의 연장선 같은 베토벤 소나타를 들려줬다. 분명 잘 다듬어지고 세련된 연주였지만 음 하나하나가 분절돼 들리면서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쇼팽 연주에서는 왜 그가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쇼팽을 연주하는 모습은 자신만의 레시피로 요리하는 일류 요리사를 보는 듯했다. 특히 앙코르인 브람스 간주곡은 쇼팽 연주를 한 번 더 음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 ‘신의 한 수’였다. LFO ★★★★ 라파우 블레하치 ★★★☆(★ 5개 만점)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