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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장 “선단장 없는 함대 가라앉는건 순식간 삼성 앞날 두렵다”

삼성전자 사장 “선단장 없는 함대 가라앉는건 순식간 삼성 앞날 두렵다”

Posted September. 02, 2017 07:34   

Updated September. 02, 20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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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무섭고 두렵다.”

 삼성전자 등기이사이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실형 선고에 대한 심정을 드러냈다.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 ‘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둔 8월 31일(현지 시간) 현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삼성전자 사장이 공개석상에서 이 부회장 구속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표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간담회 중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자신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털어놓았다. “무섭다. 두렵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TV 사업을 맡고 있는 김현석 사장과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고동진 사장, 생활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서병삼 부사장이 총출동했다.  이날 윤 대표는 여러 개 사업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 삼성전자를 여러 척의 어선이 공동 작업하는 선단(船團)에 비유해 설명했다. “저는 한 어선의 선장일 뿐입니다. 선단장 없이 어선들이 고기를 잡으러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사업구조 재편이나 인수합병 같은 대형 투자는 어선 한 척의 선장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닙니다.”

 각 사업을 맡는 대표이사가 각 배를 통제하는 선장이라면, 이 부회장은 전체 배를 이끌고 나갈 선단장이라는 설명이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한 사람의 부재로 흔들릴 리가 있겠느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업구조를 개편해야 하는데 각자 사업을 맡아 하는 전문경영인이 맡은 범위를 벗어나 3∼5년 뒤의 비전을 위한 구조 개편을 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윤 대표는 “함대가 가라앉는 건 순식간”이라며 “잘되는 회사가 망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스스로 사업의 주인이라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에 비하면 1000분의 1이 안 될 것”이라며 “그런 오너십이 지금의 삼성을 이뤘고, 앞으로도 발전하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