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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지휘자 두다멜, 마두로 독재에 맞서다

세계적 지휘자 두다멜, 마두로 독재에 맞서다

Posted August. 22, 2017 08:20   

Updated August. 22, 20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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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수엘라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사진)이 반정부 목소리를 내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반기를 들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 독설을 퍼부었다.

 20일 LA타임스는 지난달 반정부 시위에서 평화 시위를 호소하다 구금된 바이올리니스트 우일리 아르테아가가 15일 풀려났다면서 아르테아가를 석방하기 위한 협상에 두다멜이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테아가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에서 진압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 비폭력을 요청하며 바이올린을 연주해 ‘평화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신문은 두다멜은 석방 협상과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아르테아가 석방 3일 뒤인 18일 TV에 출연해 두다멜을 공개 비난했다. “신이 당신(두다멜)을 용서하길 바란다”며 조국이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두다멜은 로스앤젤레스 등 국외에서 지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어린 소년소녀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의 설계자들을 공격하는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도록 윤리 의식을 갖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다멜이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정권의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의 최대 수혜자인 점을 염두에 둔 말이다.

 두다멜은 5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엘 시스테마 단원이 총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마두로 정권에 비판의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두다멜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고 민중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은 안 된다(Enough is enough)’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다 마음을 돌린 건 두다멜만이 아니다.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 역시 정권의 열렬한 지지자였으나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 행보에 비판론자로 돌아섰다. 5일 베네수엘라 제헌의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해임된 그는 현역 국회의원인 남편 헤르만 페레르와 함께 18일 콜롬비아로 피신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