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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참상 알린 독일 언론인

Posted August. 07, 2017 07:18   

Updated August. 07, 20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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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이자, 5월 참상을 세계에 처음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 씨(사진)의 마지막 e메일은 전남도청 앞 시계탑 복원에 관한 것이었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광주시는 2015년 1월 12일 힌츠페터 씨가 보낸 마지막 e메일 전문을 공개하며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은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고 6일 밝혔다. 광주 금남로의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 주변에서는 1980년 5월 21일 저녁 계엄군의 발포로 30여 명이 숨졌다. ‘푸른 눈의 목격자’ 힌츠페터 씨가 또 다른 목격자 ‘시계탑’을 걱정한 글인 셈이다.

 독일 공영방송 ARD-NDR의 일본 특파원이던 힌츠페터 씨는 5·18 당시 두 차례 광주에서 현장을 영상에 담았다. 이 영상은 그해 5월 22일 ARD-NDR에 보도돼 세계에 광주의 참상을 처음 알렸다.

 힌츠페터 씨와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은 인연이 깊다. 5·18 직후 그는 ‘옛 전남도청 앞 시계탑은 5월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1980년대 중반 전두환 정권은 시계탑을 4km 정도 떨어진 농성광장으로 비밀리에 옮겼다. 지역에서는 시계탑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마지막 e메일에서도 힌츠페터 씨는 “5·18과 관련해 시계탑(e메일에는 ‘탑’과 ‘종’으로 표현)의 중요성과 의미는 분명하다. 5월의 진실에 대한 기억과 보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촬영을 할 때 시계탑에 초점을 맞췄다. 미래세대를 위한 증인으로 시계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시계탑)은 민주주의 시작과 자유를 기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바람대로 e메일을 보낸 15일 후인 2015년 1월 27일 시계탑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시계탑에서는 매일 오후 5시 18분부터 3분가량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온다.

 힌츠페터 씨는 지난해 1월 사망했다. 5·18기념재단은 그가 생전에 5·18 당시 서울에서 광주까지 택시를 몰고 온 운전사 김사복 씨를 만나고 싶다며 여러 차례 수소문했지만 김 씨의 행방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김 씨가 생존해 있다면 생생한 당시 상황을 증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