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도, 류현진에게도 많은 것이 걸려 있는 경기였다. 다저스에는 에이스 커쇼를 잃고 치르는 첫 경기였다. 앞선 등판에서 경미한 허리 통증을 호소한 커쇼가 언제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류현진으로서는 발에 타구를 맞아 6월 28일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뒤 나서는 첫 실전이었다. 올 시즌 시작부터 마에다 겐타(29)와 5선발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커쇼와 브랜던 매카시까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때가 난세의 영웅으로 등극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후반기 첫 등판이자 복귀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2실점의 무난한 피칭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3회까지는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3회까지 볼넷 없이 삼진 4개를 잡을 정도로 제구, 구위 모두 미네소타 타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4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놓고 연속해 볼넷과 2루타로 실점하길 두 차례 반복한 게 아쉬웠다. 류현진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에디 로사리오에게 적시 2루타를 내줬고 이어 로비 그로스먼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제이슨 카스트로에게 한 번 더 2루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5회까지 삼진 하나를 더하며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5회 3점을 뽑은 타선에 힘입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6회 곧바로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더하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7회 한때 3-4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 ‘거포 루키’ 코디 벨린저(22)의 3점 홈런이 터지며 6-4로 승리하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79개에 그쳤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두 차례 연습투구에서 60개까지 던졌다. 마침 대타가 필요하기도 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4경기 연속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 중이다. 더욱이 커쇼와 매카시가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한 만큼 다저스가 독보적인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류현진의 후반기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임보미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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