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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록과의 만남...국악은 진화한다, 과감하게

재즈•록과의 만남...국악은 진화한다, 과감하게

Posted July. 11, 2017 07:40   

Updated July. 11, 20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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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외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관심들이 결국 제 연주를 보러 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30)는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만 입었음에도 171cm의 큰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로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인터넷 연예전문지에서는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일상 사진을 연예인들처럼 기사화할 정도다.

 2006년 독일 하노버 국제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2007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5위, 2008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 1위, 2012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3위에 올랐다.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유학 없이 국내에서만 공부한 것도 그의 이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유지해온 단발머리를 버리고 3∼4년 전부터 긴 생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팬들은 단발머리를 좋아했지만 사람들이 저를 대할 때 차갑고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선입견을 갖는 것 같아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여성적인 곡을 연주할 때도 이미지가 맞지 않는 것 같아 기르기 시작했죠.”

 공교롭게도 그와 동갑내기인 1987년생 국내 연주자 중에는 유명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은 편이다. 클라라 주미 강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김수연이 대표적이다.

 “어릴 적부터 세 명이서 많은 콩쿠르에서 함께 경쟁하기도 했어요. 서로 굉장히 개성도 다르고 연주 스타일도 달라요. 오랫동안 같이 콩쿠르에 나가서 그런지 전쟁터에서 함께 뛴 동지 같아요.”

 서로 친하지만 주로 독일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두 연주자와 달리 그는 국내에 머물기 때문에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는 “해외를 근거지로 한 활동도 좋지만 한국에서의 활동도 좋은 점이 많다”며 “협연, 실내악, 솔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장르의 음악인들과 함께 협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로로 주로 활동했던 그는 최근 실내악에 주력하고 있다. 첼리스트 정명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과 연주했고,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는 비올리스트 이화윤, 피아니스트 한지호와 함께 앙상블 무대를 꾸민다. 26일부터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도 4, 5회 정도 실내악 무대에 오른다. 그는 “실내악 악보를 새로 공부하느라 정신없지만 아이디어도 얻고 공부도 많이 된다”며 “솔로일 때는 연습시간이 외로운데 다른 음악가들과 함께 연습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약 1년간 한 방송사에서 그는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차가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그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특유의 말투와 분위기가 있었다.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양한 연주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배웠어요.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해지거든요.”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