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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 IS, 900년 된 이라크대표적 문화재 모술 알누리 사원 폭파

파괴자 IS, 900년 된 이라크대표적 문화재 모술 알누리 사원 폭파

Posted June. 23, 2017 07:13   

Updated June. 23, 20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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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의 대표적 이슬람 문화재인 모술의 알누리 사원(모스크)을 폭파했다. 12세기에 세워진 알누리 모스크는 이라크 화폐에도 등장할 만큼 국민에게 사랑받는 문화재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원은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중 많은 부분이 파손됐고, 상징인 높이 45m 첨탑도 약 4m 내려앉아 기울어졌지만 여전히 이라크의 대표급 문화재로 여겨졌다.

 21일 이라크 정부군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IS는 이라크군이 모술의 주요 부분을 장악하며 압박해 오자 이 사원을 폭파시켰다. 이라크 정부군의 압둘아미르 야랄라흐 중장은 “정부군이 모술 시가지에서 모스크 50m 앞까지 진격 중이었는데, IS가 모스크를 폭파시켰다”며 “IS가 또 하나의 역사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IS가 시리아 락까와 함께 대표 거점으로 삼은 모술이 이라크군에 넘어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후퇴 과정에서 반달리즘(예술품 및 유적 파괴 행위)을 자행하며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라크 정부는 모술을 탈환하는 대로 알누리 모스크에서 탈환 및 승리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종교적 의미가 크고, 이라크 내에서 상징성이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IS의 경우도 이 사원에서 2014년 6월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언했다. IS의 최고지도자로 최근 행방이 묘연해 사망설이 제기되고 있는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도 당시 선언에 참여했다.

 그동안 IS는 우상 숭배와 이교도의 문화라는 이유로 모술의 여러 문화재들을 파괴했다. 대표적인 기독교 유적인 ‘선지자 요나의 무덤’과 ‘성 엘리야 수도원’을 비롯해 모술 박물관에 보존돼 있던 수많은 고대 석상과 조각들을 대부분 파괴했다. 파괴 행위를 영상이나 사진으로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알누리 모스크는 IS가 믿는 이슬람교의 고대 시설인 만큼 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사원 파괴가 IS의 전투인력 확보와 점령지 주민의 민심을 얻는 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알누리 모스크 파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자 IS는 선전매체인 아마끄통신을 통해 “미군 폭격기의 공격으로 모스크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IS가 모술 등 점령 지역에서 전세가 악화되자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어린이들을 살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니세프 이라크 사무소는 IS가 최근 점령지에서 탈출하려는 가족들을 붙잡을 경우 아이들을 죽이는 방식으로 공포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