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무인기의 사드 촬영…軍, 더 뚫려야 정신 차리나

北무인기의 사드 촬영…軍, 더 뚫려야 정신 차리나

Posted June. 14, 2017 11:09   

Updated June. 14, 2017 11:24

中文

 강원도 인제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 무인 정찰기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정찰하고 사진까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제 합동참모본부는 무인기를 분석한 결과 카메라에 담긴 수백여 장의 사진 중 사드가 배치된 성주 지역을 촬영한 사진이 10여장 발견됐다고 국회 김영우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했다. 군은 북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에서 270km 떨어진 곳까지 날아와 미국의 최첨단 전략 자산 촬영 뒤 돌아가다 추락할 때까지 몰랐다가 시민의 신고로 알았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 역시 군 발표 2시간 전 일본에서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면 국민은 까맣게 모를 뻔 했다.

 2014년 3, 4월에도 북한 무인기는 경기 파주, 삼척, 백령도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이중 파주 무인기에선 청와대를 찍은 사진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대한민국 심장부와 서해 최전방 부대 등을 휘젓고 다닌 북 무인기가 이번엔 경북 성주까지 뚫은 것이다. 군은 사드 배치 지역을 찍은 카메라의 해상도가 높지 않다고 밝혔으나 기체는 백령도 무인기보다 크고 엔진도 체코제 쌍발로 과거 단발보다는 업그레이드 됐다. 군은 3년 전에도 시민의 신고로 북한 무인기를 발견했고, 청와대 주변 촬영 사진에 대해 “구글에서 받는 것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얕보았으나 북은 핵·미사일 고도화하듯 기술적 개선을 거듭했다. 그렇다면 언제 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장착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사드까지 파괴할지 모를 일이다. 

 군사용 정찰 위성이 없는 북은 300∼400대의 무인기를 운용해 우리를 넘보고 있다. 우리는 40조가 넘는 국방 예산을 쓰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실정이다. 중국이 강력히 반발할 만큼 성능이 뛰어난 레이더가 있는 사드 부지를 북이 싸구려 무인기로 엿봐도 모른다는 것은 코미디도 아니다. 무인기에도 허둥대면서 북의 핵과 미사일은 도대체 어떻게 막겠다는 것인지 국민은 불안하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라인이 아직 짜여지지 않아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북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이어 무인기로 내륙까지 뚫린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인기 크기가 작아 저고도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고 변명만 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북의 대량 살상무기는 물론 해킹 등 사이버 테러, 초보적 무인기까지 안보엔 허점투성이건만 이 정부는 남북교류협력과 대화 재개에 매달리고 있으니 김정은이 미국만 아니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