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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커플' 많지만...부부가 나란히 시상대

'셔틀콕 커플' 많지만...부부가 나란히 시상대

Posted December. 15,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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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배드민턴의 왕 중 왕을 가리는 마지막 대회인 월드 슈퍼시리즈 파이널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크리스 애드콕(26)과 개브리엘 애드콕(25)은 부부(사진)다. 세계 랭킹 7위 애드콕 조는 13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결승에서 이전까지 3번 맞붙어 모두 패했던 세계 6위 한국의 고성현(김천시청)-김하나(삼성전기) 조를 2-0으로 눌렀다. 배드민턴 종주국인 영국 선수가 우승 상금 8만4000달러(약 1억 원)에 이르는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승리를 확정지은 뒤 개브리엘은 남편의 품에 안겨 환호했다.

크리스와 개브리엘은 10대 중반이던 2006년 영국 배드민턴 대표팀 훈련장에서 처음 만나 2013년 결혼에 골인한 뒤 전성기를 맞았다. 두 선수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나란히 시상대 꼭대기에 오르는 꿈을 꾸고 있다.

배드민턴 코트에는 셔틀콕 커플이 많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한 인도네시아의 쿠스마와 수산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중국의 린단과 셰싱팡 등이 부부다. 한국에도 김동문과 나경민을 비롯해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와 정명희 화순군청 코치, 성한국 전 대교 감독과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 등이 있다. 배드민턴은 국제대회가 많아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합숙훈련도 많다 보니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은퇴 후 결혼한다. 애드콕 부부처럼 혼합복식 커플로 활동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영국의 스포츠 심리학자 레베카 사임스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성과에 집중하는 이기적인 성향이 있다. 여가 시간이 부족하고 식생활에도 제약이 많다. 그러나 운동선수끼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목표를 공유하기 쉬워 친숙해진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