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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왔던 한국의 미, 뉴요커에 자랑했어요"

"감춰왔던 한국의 미, 뉴요커에 자랑했어요"

Posted September. 16, 20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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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미국 뉴욕 패션위크의 2016 여성복 봄여름(SS) 시즌(1017일)에 참가한 한국 패션디자이너들이 한국적인 특색을 많이 가미한 의상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4일 오전 뉴욕 맨해튼 33번가 모이니핸 스테이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콘셉트 코리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 대표로 선발된 이석태 이지연 디자이너의 작품들이 소개됐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먼지에서 먼지로를 주제로 데님, 가죽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의상을 선보였는데 성경 구절을 한글로 새겨 넣은 옷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연 디자이너는 백설공주와 마녀라는 두 개의 자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여러 의상으로 표현하면서도 모델들의 머리에 비녀 모양의 장신구를 디자인했다. 그는 한국적인 미와 서구적 아름다움의 조화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날인 1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도 한국의 조각보를 모자이크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표현한 스카프와 아리랑 한글 가사를 적어 넣은 의상 등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이상봉 씨는 세계에서 아리랑, 한글, 조각보 같은 한국의 전통문화가 공감과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세계의 어느 언어보다 아름다운 한글은 한국적 미를 표현하는 데 가장 훌륭한 소재라고 말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욕 패션위크 주최사인 IMG의 제니퍼 테일러 부사장은 한국 디자이너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주최하는 콘셉트 코리아 등 한국 패션은 패션위크의 중요 부분으로 자리잡았다며 이제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도 미국 패션시장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콘셉트 코리아 행사에는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유통하는 업체인 글로우레시피가 참석해 K-패션과 함께 한국의 미용인 K-뷰티를 뉴요커들에게 널리 알리는 행사도 열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의 홍정용 대중문화산업실장은 한국적 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과 미용 등 다양한 영역의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