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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진화 감안해 전쟁계획 수정하라

북한군의 진화 감안해 전쟁계획 수정하라

Posted August. 27,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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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전쟁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은 이번 사태 때 48시간 내에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라고 우리에게 최후통첩을 한 뒤 잠수함 공기부양정 특수전병력 등 3대 핵심 침투전력을 신속히 동원했다. 기지를 떠난 잠수함 50여 척이 한미의 감시망을 벗어났고, 평안북도 철산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 척은 백령도 등에 대한 기습이 가능한 고암포로 전진 배치됐다. 비무장지대(DMZ) 부근 전방엔 특수부대가 투입됐다. 북한이 전시체제 때 어떤 공격방식을 택할 것인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전까지 미국과 한국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우리 국방부는 이번 사태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작전 기획팀(Operation Planning Team)을 운용했다고 보고했다. 한미가 유사시 양국의 작전계획을 논의하는 조직을 지뢰 도발 때 가동했다는 뜻이다.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기간이었지만 북한이 동시다발적인 도발을 했더라면 효율적인 대응이 만만치 않았을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 등을 세워놓고 이를 안보 현실에 맞게 바꾸고 있다. 작계 5027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병력 69만 명, 항공모함 5척, 함정 160 여 척, 항공기 2500여 대 등을 파견하는 것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증원군이 도착하기 전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만으로 북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 반면 북은 미국이 본격 개입하기 전에 서울 등 남한의 핵심 거점들을 최단시간 내에 점령하는 전략이라고 한다. 그런 기습 의도와 능력이 있음이 이번에 밝혀졌다. 북의 속전속결 시나리오 등을 감안해 전쟁계획을 보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 사이버 공격 등 예상 가능한 북의 모든 남침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북은 전면전을 치를 능력이 안 되고 객관적 군사력도 한미에 비해 열세인 만큼 더욱 교묘하게 한미의 허점을 노릴 것이다. 힘이 세고, 덩치가 크다고 반드시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작전계획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북은 이번에 노출된 자신들의 전쟁계획을 다시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까지 내다보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