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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혁신위원이 보는 '한명숙 재판'

Posted August. 24, 20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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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9억 원 수수와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13명 대법관이 전원일치로 내린 유죄 판결에 억울해하는 것은 재판이 잘못됐고 자신은 여전히 무죄라는 주장일 것이다. 진실과 관계없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정치적 체면을 세우기 위한 태도라고 치자. 그렇더라도 그가 소속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신()공안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문재인 대표는 국민 편에 서야 할 사법부가 권력과 불의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고백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이동학 혁신위원은 다르다. 그는 우리가 집권한다 해도 우리 의지대로 법원의 판결을 바꿀 수는 없다. 법원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국민들의 엄격한 눈높이가 어디에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 국민이라면 대법관 13명의 판단과 한 전 총리의 주장 중 어느 쪽을 신뢰할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일반 국민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노동개혁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이 거리 곳곳에 걸어 놓은 아버지 봉급을 깎아 저를 채용한다고요?라는 플래카드가 보여주듯 청년층 분노를 자극하며 임금피크제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학은 상위 임금자들의 월급도 중요하지만 소외된 다수 국민의 노동의 질과 기회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도 국민이 부담 가능한 범위와 지속 가능성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고 했다. 당내 386그룹에 대해 후배 세대들의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날선 비판도 날렸다.

1982년생인 이 혁신위원은 21세 때 야당에 입당해 활동한 것 말고는 눈에 띄는 경력이 없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와 노점상 등으로 청소년기를 보냈고 근근이 대학까지 마쳤다. 이 위원의 생각이 일반 국민의 인식에 훨씬 가깝다. 설화나 일으키는 당내 얼치기 청년대표 국회의원과도 다르다. 한 전 총리나 문 대표는 이 위원도 설복시키지 못하는 논리로 사법부를 모욕해서는 안 된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