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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자 1위에 다가선 서경배

Posted May. 25, 201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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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 자산이 최근 11조5000억 원을 넘어 국내 1위인 이건희 회장(12조 원)을 바싹 따라잡았다. 중국 대륙을 사로잡은 한류()와 K-뷰티 덕분에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58% 늘어났고 서 회장의 자산은 1년 만에 4배가 됐다. 이런 추세라면 곧 이 회장의 재산을 뛰어넘으리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아모레퍼시픽만이 아니다. 한때 사양산업이었던 국내 화장품산업 전체가 부활하고 있다. LG그룹의 모태지만 LG전자 LG화학 등 덩치 큰 기업들에 밀렸던 LG생활건강은 알짜 계열사가 됐다. 자체 브랜드 없이 제품만 생산해주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만년 무역적자 품목이던 화장품은 최근 5년간 수출이 연간 34%씩 늘어나 수출 효자 품목이 됐다. 화장품은 전자제품에 이어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두 번째 소비재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국산 화장품 부활의 최대 공신은 중국시장의 성장이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 오는 것이다. 이미 세계시장을 지배하던 샤넬 랑콤 같은 선진국 기업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기초화장품에 초점을 맞췄고 BB크림 쿠션콤팩트 등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내놨다. 지금은 선진국 회사들이 한국 제품을 베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자에 화장품을 개발하는 속도와 창조성 덕분에 한국이 화장품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중심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화장품산업의 부활은 영원한 사양산업도 호황산업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패션도 대표적인 사양산업이었지만 1990년대부터 중국에 공을 들인 패션업체 이랜드는 중국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가구시장이 포화된 한국에 진출해 선풍을 일으킨 이케아를 보면 창조와 혁신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약간 다른 발상과 변화가 새로운 수요를 만든다. 화장품산업의 호황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 잘나갈 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신 연 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