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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미국 국무장관, 내실 있는 한미 동맹을 보여주라

케리 미국 국무장관, 내실 있는 한미 동맹을 보여주라

Posted May. 18, 201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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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서울에 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오늘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최근 동북아에선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해 4강의 역학관계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고 대남 군사위협 수위를 부쩍 높인 가운데 군부 2인자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전격 처형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외교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만큼 새로운 도전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무모한 도발 움직임에 강력히 경고하고 안보에 허점이 없도록 한미 양국의 대비도 강화해야 한다. 북이 오판하지 않도록 대북 억제력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이란핵협상 타결로 북핵이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유일한 미해결의 현안으로 남았다. 케리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핵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경제,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젠 어떻게 북의 비핵화를 이룰 것인지 보다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다.

미중 외교장관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현재 양국의 가장 큰 현안은 남중국해 사태다. 모두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이 군용기 활주로까지 갖춘 인공섬 7개를 건설하는 데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런 패권 다툼에도 불구하고 케리 장관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선 그 동안 오해가 있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중국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중을 통해 인도와 국경분쟁을 조속히 해결해나가고 경협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합쳐서 인구가 25억인 두 나라가 쉬운 것부터 해결하자는 선이후난()의 자세로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중-러의 급속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실리에 바탕을 둔 역내외 국가들의 탄력성 있는 외교 전략은 명분에 갇힌 한국 외교에 경종을 울린다.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아시아의 파트너는 일본임이 명백해졌다. 다음달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와 외형적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한미동맹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케리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가 동맹을 심화시켜 나가는 방안에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