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공공기관 낙하산 은밀해졌다...대선캠프 출신 등 정권 관련 인사 36곳에

공공기관 낙하산 은밀해졌다...대선캠프 출신 등 정권 관련 인사 36곳에

Posted May. 01, 2015 07:14   

中文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2013년 1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에는 관피아 척결은 대형 참사를 막는 첫걸음이라며 다시 한 번 낙하산 인사 척결 의지를 밝혔다. 전 정권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정()피아, 관()피아로 대표되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적폐를 도려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통령의 약속이 무색하게 현 정부에서도 낙하산 잔치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낙하산은 오히려 더 깊숙한 곳까지 내려갔다. 공공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등 억대 연봉을 받는 상근직도 모자라 연봉 3000만 원의 비상임이사직도 낙하산의 표적이 됐다. 전직 국회의원 등 일선에서 물러난 정치 예비역에서부터 더 높은 자리를 노리는 정치 꿈나무까지 경력도 다양하다.

본보가 기획재정부 지정 중점관리 공공기관 36곳의 비상임이사 220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47명(21.3%)이 현 정권과 관련된 낙하산 인사로 드러났다. 새누리당에 몸담거나 공천 신청 경험이 있는 정치권 인사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18대 대선 캠프 출신이 11명, 국가미래연구원 등 대통령 싱크탱크 소속 전문가들과 친박 성향 외곽단체 소속이 8명으로 뒤를 이었다. 청와대 경호실 출신 인사도 두 달 전 경력과 무관한 공기업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낙하산 인사 폐해는 공공기관 부실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김주찬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비상임이사직이 정권 창출에 기여한 공신들을 챙겨주는 자리로 활용되면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보은 인사의 선임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하지만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비상임이사직은 사실상 내정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0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