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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Posted April. 18, 2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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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이 1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차관 협의를 가졌으나 29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 의회 합동연설 메시지 내용에 대해선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담은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에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연설문 초안을 보지 못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는 우리(일본)도 역사를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가 그동안 공개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견해를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이슈에 대해 한국 정부와 여론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워싱턴 외교가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이키 차관은 이어 한국과 일본은 지난 50년간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보여 왔다며 이를 더 나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자는 의도가 담긴 말로 해석된다.

이에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사이키 차관과의 양자 회동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한 원칙과 신념이 있다며 거듭 일본의 성의 있는 과거사 반성과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와 경제 등 다른 분야에서는 협력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혀 과거사와 안보를 떼어내는 투 트랙 접근을 공식화했다.

한편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29일 미 의회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언급하지 않고 미국과의 화해와 미일동맹을 통한 국제사회 공헌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이달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반둥회의 60주년 연설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을 표명하되 사죄는 언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두 연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고 8월 전후 70년을 기념해 발표할 아베담화 내용을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