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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너무 보고싶어..야속한 바다엔 세월 부표만..

미안해, 너무 보고싶어..야속한 바다엔 세월 부표만..

Posted April. 16, 20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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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수습된 단원고 희생자 시신이 목포로 옮겨져 신원 확인을 마치면 경기 안산의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인근 시흥, 수원까지 희생자가 옮겨졌던 그때 안산제일장례식장 박일도 대표(60사진)는 단원고 교사와 학생 50명의 장례를 치렀다. 참사 1주년을 이틀 앞둔 14일 그는 배가 기울어진 TV 화면을 볼 때만 해도 당연히 모두 구조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최혜정 선생님을 시작으로 장례식장에 밀려드는 시신에 참담했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는 가족을 달래느라 빈소에서는 울지 못하고 건물 밖 어두운 곳에 숨어 몰래 흐느끼던 여러 아버지의 뒷모습이나 형제자매를 찾던 어린아이를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영정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하루 종일 오빠를 부르며 울던 초등학생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참사 후 1년이 지났지만 안전 의식이 아직도 제자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변한 것은 거리를 가득 메웠던 노란 현수막이 줄어들었다는 점뿐이다라며 사고 직후에는 어른들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월호 참사는 그의 인생관을 바꿔 놓았다. 지난해 5월에는 학생들의 장례 수익금 중 5000만 원을 단원고에 기부했다. 빈소에 놓였던 단원고 교복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중학교에 진학하는 초등학생 50명을 위해 교복 값으로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올해는 수혜자를 늘려 100명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장례 절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박 대표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얼마 전부터 약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가족들 얼굴이 떠올라 견디기 힘들었다는 박 대표는 참사로 떠난 학생들을 안타까워하다 아예 일을 그만 둔 직원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한 우리도 힘들 정도인데,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추모 가사를 썼다. 오! 필승 코리아, 서시, 말리꽃 등의 노래를 만든 작곡가 이근상 씨가 곡을 붙인 이 추모곡은 음원으로 발매될 예정이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