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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가입, 통일비용 부담 더는 기회로 활용하라

AIIB 가입, 통일비용 부담 더는 기회로 활용하라

Posted March. 28, 201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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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그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설회원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의 경제 패권 확대를 우려한 미국은 우방의 가입을 견제했으나 이달 들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가입 선언을 한데 이어 한국도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해 막차를 탔다. 아시아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면서 북한 기반시설의 개발 등 남북 경협의 창구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협상에서는 최대한도 지분율 확보와 역할 증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출범할 AIIB는 건설 교통 전력 통신 등 인프라 투자 수요가 많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개발은행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20년까지 역내 인프라시설 투자 수요는 연간 8000억 달러가 넘는다. AIIB 설립을 계기로 개별 국가는 물론 시진핑 주석이 구상하는 일대일로(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처럼 규모가 큰 국경 간 인프라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도 AIIB 참여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총회 승인을 거쳐 북한도 AIIB의 투자 지역이 될 수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에 필요한 11개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면 10년간 약 1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어 북한의 경제 개발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제안했듯이 AIIB를 통해 민생 인프라 개발 구축에 참여하면 통일 비용과 관련한 부담을 덜 수도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은 AIIB와 더불어 2016년부터 브릭스 국가와 공동으로 세계은행에 대항하는 신개발은행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후 70년 동안 굳건히 자리 잡은 미국 중심의 세계 금융구도에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변방에서 벗어나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낙후한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압박에도 경제적 실익을 잣대로 삼아 AIIB 가입을 결정했듯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배치 문제도 국가주권의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AIIB 참여가 미국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듯 사드 역시 중국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