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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인 2015년을 남북 대화로 열어보자

분단 70년인 2015년을 남북 대화로 열어보자

Posted December. 30, 2014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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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내년 1월 중 당국 간 회담을 열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통준위 정부 측 부위원장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어제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내년은 분단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남과 북이 만나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는 방안을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수석대표인 류 장관과 함께 정종욱 민간 측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김규현 대통령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인 남북 고위급회담보다 격상된 접촉을 하자는 제안이다.

분단 70년인 내년을 남북 당국 간 회담으로 시작하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내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대남() 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남한의 회담 제의에 호응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회견은 북한에 화답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북한이 평화를 원한다면 새해 남북대화의 기회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남한도 북한도 대화를 원한다고 했지만 올해 남북관계는 낙제점에 머물렀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남북관계는 도리어 악화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라며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강조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통준위가 아무리 훌륭한 방안을 제시해도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남도 북도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주 남측에 김정은의 친서를 보내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이 언급한 금강산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모두 논의될 수 있다. 통준위는 남북 상호 관심사 논의 제안에 대해 남북 현안이면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화를 제의해 놓고 북한의 반응만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로는 실타래처럼 얽힌 남북관계를 풀 수 없다. 필요하면 물밑 접촉을 해서라도 남북대화가 북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은 통준위에 대해 흡수통일 준비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 직속 조직이지만 통준위에 대한 북한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고위급회담을 통해 대화를 재개하는 유연성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