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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 안 보이는 러시아 디폴트 위기에 선제적 대응하라

한치 앞 안 보이는 러시아 디폴트 위기에 선제적 대응하라

Posted December. 18, 20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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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몰리고 있다. 루블화는 한 때 달러당 80루블까지 오르며 1998년 모라토리엄(채무 지불 유예)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15일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단숨에 6.5%나 올리는 비상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가치 폭락은 멈출줄 몰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러시아에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경제 위기는 복잡한 국제적 정치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가 인하로 인한 국제유가 급락이 한 축이다. 유가가 6개월 만에 100달러 대에서 50달러 대로 급락하자 경제를 석유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는 큰 타격을 받았다. 올 4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 제재를 가해 러시아 경제는 어려움이 중첩됐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데도 국영석유기업 로즈네프트를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시장의 신뢰마저 잃었다.

러시아가 금융위기를 맞으면 다른 나라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로 달러 강세가 시작되자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제2의 외환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등이 약한 고리다. 한국은 대()러시아 무역 규모가 전체의 2%에 불과하고 지난해 신흥국 자금 탈출 때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아 당장 불안해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루블화 위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와 금융통화 당국은 면밀하게 관찰해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역() 경제 제재로 맞섰지만 서방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조지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러시아 경제는 푸틴의 손에 있다면서 러시아가 국제규범을 지킬 의지를 보여준다면 제재와 압박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강한 러시아를 내걸고 지지를 받았지만 경제가 파탄나면 그의 정치적 입지는 무너질 것이다. 우리도 수수방관하지 말고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들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