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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수능...최대 1만명 등급조정 대란

Posted November. 25, 2014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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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능 21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두 문항 오류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오류에 이어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능의 공신력도 얼룩지게 됐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4일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사후 문책으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수능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15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정 발표하고 논란이 됐던 영어 25번 문항과 생명과학 8번 문항을 모두 복수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심사 대상이 된 131개 문항 가운데 두 문항의 오류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어 25번은 기존의 번 이외에 번도, 생명과학 8번은 기존의 번 이외에 번도 정답으로 추가됐다.

영어의 경우 기존 정답률이 높아 영향이 미미한 반면에 생명과학는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입시 결과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들은 생명과학에서 등급이 상승하는 수험생은 34004000명으로 비슷하게 추정했다. 반면 등급 하락 인원의 추정치는 1700명부터 6100명에 이를 정도로 천차만별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번)을 고른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학생들의 불이익 논란에 대해 평가원은 최종 정답을 확정하기 전에 복수 정답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복수 정답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잇단 수능 오류 사태에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가칭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12월 구성해 내년 3월에 대책을 발표하고 내년 수능부터 적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비교육계 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외부인의 시각에서 수능의 문제점을 찾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런 방안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수능의 전반적인 구조뿐만 아니라 출제와 검토 과정 같은 미시적인 문제를 따지기에는 교육계 베테랑도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수능 오류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는 EBS 70% 연계 정책에 대해 교육부는 지금 단계에서 EBS 연계를 재검토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언론의 지적 등을 참고해 진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해 EBS 연계율은 어느 정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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