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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논문에 무임승차한 교육부장관, 영이 설까

제자 논문에 무임승차한 교육부장관, 영이 설까

Posted June. 18, 201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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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제자 논문을 요약해 자신의 연구 성과인 것처럼 학술지에 제1저자로 게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KRI)에 해당 논문을 자신의 단독 저작물로 등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송광용 신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제자 논문에 무임승차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두 교육 수장()이 교육행정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논문을 지도한 스승과 제자는 거역할 수 없는 갑을 관계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학술지에 게재할 논문을 요구할 때 거절할 수 있는 제자가 한국사회에 몇 명이나 될까. 논문 지도에 김 후보자의 기여가 크다고 해도 그것은 지도교수로서의 본분일 뿐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야당 시절인 2000년 송자 전 연세대 총장, 2006년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논문 표절 문제로 각각 교육부 장관, 교육부총리 후보에서 낙마시킨 바 있다. 김병준 교육부총리 후보의 경우 자신의 논문을 중복 게재한 자기 표절이었다. 지도교수가 제자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을 논문지도에 대한 기여를 감안한 오랜 관행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김 후보자가 제자 논문에 편승했을 때는 이미 잘못된 관행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던 시점이었다.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교육부 장관은 교육은 보건복지 고용노동 환경 문화체육관광 여성가족부를 관할하는 사회부총리를 겸한다. 도덕적 흠결을 가진 부총리가 교육정책의 방향을 잡고 사회정책을 총괄하며 영()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13명의 진보교육감 시대를 맞아 김 부총리와 교육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충돌이 예고돼 있다. 김 후보자가 진보교육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장관 흔들기에 떳떳이 맞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 후보자와 송 교문수석을 비롯해 유임된 김재춘 교육비서관, 교육부 산하 양대 국책 기관 책임자인 김성훈 교육과정평가원장과 백순근 교육개발원장이 모두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인 것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교육정책이 학연과 집단 사고의 포로가 될 수 있다. 특정 학맥 편중 인사를 하고 논문 검증도 제대로 하지 못한 청와대 검증라인의 책임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