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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 후보에 강골 법조인 안대희

Posted May. 23, 20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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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새 국무총리 후보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 검사라는 별명을 얻은 안 후보자의 개혁성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월호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화합형 총리인지 의문이며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바뀌지 않는 내각 개편은 의미가 없다며 비판하고 있어 총리 인준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 2, 3부장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장 시절인 2003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이른바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 사건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또 당시 나라종금 사건과 관련해 살아있는 권력이었던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구속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 관행과 부정부패 척결을 통해 공직사회를 혁신하고 국가와 사회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며 국가가 바른 길, 정상적인 길로 가도록 소신을 갖고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진언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함안 출신인 안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인 만 20세에 사법시험(17회)에 합격해 만 25세에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기록을 갖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는 사시 동기다. 안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 캠프에 합류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당시 나라종금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의 캠프 합류에 반대해 사퇴 배수진을 치는 등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거치면서 검사 출신인 정홍원 총리 후임에 관료와 법조인 출신을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안 후보자는 법조인이지만 정치적으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비주류로 분류됐다. 결국 안 후보자 발탁으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이후 국정운영 리더십의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받아쓰기 내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얘기다.

신임 국무총리는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국가안전처와 공공기관 인사, 조직을 관장하는 행정혁신처를 모두 관장해 역대 가장 강한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 대변인은 앞으로 내각 개편은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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