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호텔-면세점 웃고 백화점-홈쇼핑 울상

Posted May. 07, 2014 08:04   

中文

세월호 참사로 냉각된 소비심리가 5월 황금연휴를 계기로 조금이나마 살아났을까. 동아일보가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15일의 업계 분위기와 경기를 조사한 결과,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소비침체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상생활과 밀착된 분야에서는 경기 회복의 분위기가 포착됐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예상을 밑도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2.7%(지난해 6월 이후 개점한 신규점포 제외) 오르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2.2%, 신세계백화점은 0.7%에 불과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년에는 연휴가 4일 이상 되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은 올랐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도 마찬가지다. GS샵은 이번 연휴 기간에 평소보다 사은품을 더 얹어주는 등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느는 데 그쳤다. CJ오쇼핑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0.3% 떨어졌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경영학)는 세월호 참사로 소비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매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적은 해외 관광객 관련 업종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노동절 연휴(13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호텔과 면세점 업계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서울 중구 명동 일대 매장들은 연휴 기간 내내 중국인 고객들로 가득했다.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진 것도 특징이다. 15일 신라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방한한 중국인은 6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4.3%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번 연휴 기간에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매출 회복이 눈에 띄었다. 이마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롯데마트 매출은 11.3% 각각 늘었다. 긴 연휴 동안 가족 단위로 여행을 가거나 야외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일상생활과 관련된 구매활동은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범석 bsism@donga.com한우신박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