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한반도에서 올릴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한반도에서 올릴 기도

Posted March. 12, 2014 06:51   

中文

바티칸은 매주 수요일이면 교황을 직접 보려고 세계 각국에서 온 신자와 관광객들로 넘친다. 계절에 따라 실내인 바오로 6세 홀이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오전 10시 반 시작하는 교황 알현에 참석하려면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야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면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뒤덮인다. 국기 등 각종 깃발을 흔들고 짝 짝 짝 짝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은 록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의 열기에 못지않다.

1년 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임에도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관저 대신 마르타의 집이라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고 방탄차 대신 소형차를 탄다. 최근 바티칸 밖으로 피정을 갈 땐 버스를 이용했다. 노숙자 사망은 뉴스가 안 되고 주가가 2% 떨어진 것은 뉴스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약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적도 있다. 특권과 허례, 격식을 사양하고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챙기는 모습에 비()신자들도 깊은 감동을 받는다. 지난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로 꼽힌 것도 그래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순교자 103위 시성식과 1989년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두 차례 방한한 이후 25년 만의 교황 방한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고 솔뫼, 해미성지와 음성 꽃동네 방문, 순교자 123위 시복식 주관 같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만난다.

그는 지난달 새로 선출된 염수정 추기경에게 임명장을 주며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부활절 때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 그곳에서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사회와 교회, 그리고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화해와 일치를 권고하는 교황에게 우리가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도 곰곰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교황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