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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봄 오니건설 붐 오나

Posted February. 03, 201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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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최근 이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장 점검에 들어갔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해제 움직임에 대한 선제적 조치다. 이란 시장의 빗장이 풀릴 것으로 보고 과거 이란 현지 공사에 참여한 적 있는 직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며 이란 핵협상 상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버튼만 누르면 당장이라도 이란에 진출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GS건설은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기 전인 2009년 14억 달러 규모(약 1조4900억 원)의 가스탈황 플랜트시설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란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사우스파스 가스시설 공사의 대부분을 국내 업체가 수주했을 정도로 이란은 중요한 시장이었다며 사업 발주가 본격화되면 가격 기술 공기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세계 4위 규모의 해외건설 발주국인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풀릴 것에 대비해 시장 조사를 강화하고 현지 진출 채비를 갖추는 등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아직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제재 완화조치이지만 친()서방 정책을 펴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기조를 볼 때 국내 건설사들의 이란 진출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이란 제재가 시작되기 전해인 2009년 한국 건설회사들이 이란에서 따낸 사업은 약 24억9000만 달러였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이어 5번째로 큰 금액이다. 1999년, 2002년, 2003년에는 이란에서 가장 큰 금액의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재 이후 단 한 건의 신규 수주도 하지 못했다. 한국이 자리를 비운 사이 중국과 인도 업체 등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의 건설시장 규모는 약 887억 달러(추정치)이지만 2016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154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기 위한 플랜트 건설이 시급하고 국토가 넓어 기반시설 투자 수요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건설사들도 상황을 주시하며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현지인과 한국인 직원이 있는 테헤란 지사를 운영하면서 이란 재진출을 노려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은 발주처와의 신뢰가 중요한 시장이라 제재 이후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권명광 해외건설협회 팀장(이란 쿠웨이트 담당)은 이란 시장이 워낙 큰 데다 그동안의 경제제재로 진행하지 못했던 사업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과 가스시설 건설 사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공사 발주가 불가능해 이 같은 기대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우리 정부의 이란 대응 방침이 나오지 않았고 현재 제재 완화 조치도 한시적이라며 미국이 확실하게 제재를 풀지 않는 한 국내 업체들이 움직일 여지는 적다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