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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참가 한인추정 시신 발견

호주 워킹홀리데이 참가 한인추정 시신 발견

Posted December. 20, 20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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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부 퀸즐랜드 주의 주도() 브리즈번에서 관광과 취업을 병행하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던 한인 남학생 김모 씨(28)가 16일 실종돼 현지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현지 일간지 브리즈번타임스는 김 씨가 이미 사망했으며 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브리즈번 남부 알제스터에서 발견했다고 19일 보도했다.

김 씨는 2011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후 2년간 브리즈번 남동부 캐논힐에 있는 육류 가공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내년 1월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즈번 경찰은 김 씨의 룸메이트인 박모 씨의 실종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특히 실종 직전 김 씨의 은행계좌에서 1만5000호주달러(약 1400만 원)의 자금이 인출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18일 밤19일 새벽 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알제스터의 한 얕은 무덤에서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호주 경찰이 시신이 김 씨가 맞는지 확인 중이라며 현지 경찰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호주 한인사회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였다. 역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입국했던 20대 한국 여성 반모 씨(22)가 지난달 24일 새벽 브리즈번 도심 앨버트스트리트에서 살해된 후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김모 씨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인종혐오 범죄(hate crime)로 규정할 수 있는 사건이다.

이번 사건 등을 계기로 가혹한 근로조건으로 악명이 높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인식을 바로하고 한국 정부도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참여한 상당수 한국 젊은이는 농장, 육가공 공장 등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주당 20만 원 정도만 받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숨진 반 씨 역시 일터인 호텔에서 청소하기 위해 오전 3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변을 당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