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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의 황금좌상

Posted December. 17, 201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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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주석의 탄생 120주년 기념일(12월 26일)을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중국 남부의 광둥 성 선전 시에선 마오 전 주석의 황금좌상이 등장했다. 높이 80cm에 무게 50kg의 이 좌상은 황금과 백옥으로 만들었으며 제작비가 1억 위안(약 173억 원)이나 들었다고 한다. 예술가 20명이 8개월 동안 제작했는데 주문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황금좌상은 예로부터 가장 귀한 존재에게 바쳐졌다. 동남아 국가들의 금동불상과 유럽 성당들의 황금마리아상처럼 주로 신()적 존재를 형상화하는 데 쓰였다. 황금은 고대 왕실의 권위를 나타내는 도구이기도 했다. 내년 2월까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라, 황금의 나라 전시회에서는 금동반가사유상과 함께 금관 금제허리띠 금귀걸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중국인들은 유난히 금을 좋아한다. 추석 때 먹는 월병도, 밸런타인데이 장미도 황금으로 만든다. 무려 2.5t의 순금으로 실내장식을 한 집이나 모든 페이지를 황금으로 장식한 책도 중국에서 만들어졌다. 중국인들의 황금 숭배와 마오 숭배가 만나 황금좌상이 탄생했다. 마오 전 주석은 젊을 때 공산주의자가 되어 중국 사회주의혁명을 성공시켰다. 건국 후에도 젊은 홍위병들을 부추겨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그가 개혁개방 후 재물을 가져다주는 재신()으로 숭배되는 것이 재미있다.

마오 전 주석은 13억 인구를 계급사회에서 해방시켰지만 최근엔 그를 폭군으로 알려진 진시황과 비교하는 연구자도 많다. 진시황이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것과 마오의 중국 통일을 비교하거나, 마오의 간자체 도입을 진시황의 문자통일에 비유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 황금조각상은 독재국가와 인연이 깊다.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독재자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이 자신을 우상화하기 위해 황금조각상을 세우기도 했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독재국가 북한에도 김씨 일가의 백두혈통을 우상화하는 황금빛 조각상이 많다.

신 연 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