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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 이후 북 돌발사태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장성택 숙청 이후 북 돌발사태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Posted December. 10, 20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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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김정은이 주재하는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그를 체포하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김일성 김일성 시대에도 전례가 없었던 공개 숙청이다. 장성택의 몰락을 지켜본 북한 권력층에게는 충격과 공포 자체였을 것이다. 정치국 확대회의는 장성택이 저지른 범죄를 열거하며 여러 차례 장성택 일당이라고 언급해 앞으로 피비린내 나는 숙청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김정은의 장성택 제거는 누구라도 유일 영도체제에 도전하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다. 장성택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3대 세습을 거치며 권력을 누린 북한의 최고위층이다. 정치국이 장성택에게 적용한 혐의에는 당의 유일적 영도를 거세하려 들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숙청의 근본적인 이유이고 마약이나 문란한 여자관계 외화 횡령같은 범죄들은 구색 갖추기일 수도 있다. 북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문에 따르면 유일적 영도인 김정은에 도전했다는 그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정일 사망 2주기인 17일은 김정은의 집권 3년차가 시작되는 날이다. 김정은은 지난 2년간 당에서 부부장급(차관급) 이상 40여명, 내각에서 30여명, 군에서 군단장급 이상 20여명을 교체해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2인자로 또는 섭정으로 불리던 장성택을 제거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기반을 다지고 집권 3년차에 들어가고 있다. 북한 권력층에서는 충성 경쟁이 벌어질게 뻔하다. 장성택의 숙청을 보면서 어느 누가 김정은에 맞서 다른 소리를 내겠는가. 단기적으로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 체제가 과연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다.

장성택은 오랫동안 권력층에 군림하면서 만든 인맥이 상당하다. 장성택의 금고지기가 망명했다는 소문도 들리고 북한 고위층의 망명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이 이영호 총참모장을 비롯한 군 고위층을 제거하거나 좌천시키는 인사를 거듭하고 있다. 공포정치는 권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지만 불안을 잉태하기도 하는 양날의 칼이다.

국정원은 북한 권력층의 동향을 면밀하게 추적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내부 권력을 다진 김정은의 대남 대외정책이 어떻게 춤출지도 알 수 없다. 제2의 황장엽 같은 사건이 터진다면 남북관계가 긴장할 수도 있다. 정부와 군은 정보력과 외교력을 총동원해 북한 권력층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