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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사제는 정치문제 직접 개입해선 안돼

서울대교구장 사제는 정치문제 직접 개입해선 안돼

Posted November. 25, 201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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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북 지역 사제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와 연평도 포격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24일 사제의 역할에 대해 평신도 교령 등을 근거로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직접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구는 다르지만 한국 가톨릭계를 사실상 대변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염 대주교는 이날 정오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정치란 공동체의 선을 찾는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에 정치 참여도 중요한 사랑의 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염 대주교는 평신도와 사제들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염 대주교는 평신도는 현세의 질서를 개선하는 것이 고유 임무이고 일상의 가정과 사회 속에서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교사는 교사로서 자신의 삶을 통해 주님의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면서도 사제들은 말씀과 성사를 통해 신자들에게 도덕적, 영성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염 대주교는 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사제의 직무와 생활지침을 통해 정치나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교회적 친교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면서 사제들이 깊이 숙고해야 할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염 대주교는 교황 프란치스코는 오늘날 세상의 위기는 미사 참례율, 성사율,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나 존중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 자체, 즉 하느님 없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지적한다며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교만과 독선이 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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