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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 CEO 카젠버그 "누구나 공감할 스토리텔링이 핵심"

드림웍스 CEO 카젠버그 "누구나 공감할 스토리텔링이 핵심"

Posted October. 19, 20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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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대표(63)가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양홀을 찾았다. CJ그룹이 주최한 애니메이션 꿈나무 프레젠테이션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꿈나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만남을 위해 2000여 명의 애니메이션 전공 학생이 운집했다.

카젠버그 대표는 1994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유명 음반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펜과 드림웍스를 공동 창립해 슈렉 이집트 왕자 마다가스카 등의 흥행대작을 만들었다. 월트디즈니에서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언 킹으로 회사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드림웍스가 제작한 쿵푸 팬더2의 감독인 재미동포 여인영(미국명 제니퍼 여 넬슨41) 감독도 자리를 함께했다. 네 살 때 이민 간 여 감독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아시아계 첫 여성이다.

4명의 학생이 무대에 올라 작품을 소개하고 평가를 받았다. 세종대 이연지 씨의 작품 나는 야구선수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여성 투수 이야기를 담았다. 카젠버그 대표는 드림웍스에 당장 취직해도 좋을 만큼 좋은 기획이라고 했다. 여 감독은 나는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데 카젠버그 대표가 항상 용기를 줘 이 자리까지 왔다. 자신의 일에 항상 확신을 가져라라고 했다.

홀몸노인의 고독을 그린 할아버지를 선보인 김정빈 씨(청강문화산업대)는 스토리텔링의 비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카젠버그 대표는 애니메이션은 완성에 3, 4년이 거리는 긴 작업이다. 팀원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로 개인적이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코미디 호러물 안개의 강을 선보인 유나라 씨(중앙대)는 쿵푸 팬더2는 300명이 넘는 스태프가 3년 반을 작업한 것으로 아는데 이들을 이끈 노하우가 궁금하다고 했다. 여 감독은 모든 스태프가 영감을 가지고 일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팀원들이 팀의 일부라고, 모든 사람이 소중하다고 느끼게 해줬다고 답했다.

김고운 씨(홍익대)는 드림웍스에 청소부로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으로 폭소를 끌어냈다. 여 감독은 오늘 발표자들을 보니 나의 어린 시절보다 훌륭해 겁이 난다. 여러분이 잘하면 그때쯤 나는 실직자가 돼 있을 것이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도 2002년 드림웍스에 보조업무 담당으로 입사해 감독의 자리까지 올랐다.

카젠버그 대표와 여 감독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박 대통령은 쿵푸 팬더를 보고서 너무 많이 웃었다며 호동왕자 같은 특이한 스토리를 발굴해 드림웍스 기획력과 같이 만든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다라며 협력을 당부했다. 카젠버그 대표는 청와대 방문을 마치고 영화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의 역사적인 인물이나 캐릭터를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발전시키려고 준비하는 중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카젠버그 대표와의 만남은 사망한 스티브 잡스를 제외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게이츠,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등 글로벌 창조경제 사인방의 마지막 접견이라며 박 대통령이 이들로부터 창조경제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민병선동정민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