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 외국 선박의 연해 국제 환적 업무를 일부 허용키로 해 부산항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연해 국제 환적 제한은 외국 국적선이 자국 항구를 오가며 영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자국 선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미국 선적 뉴욕행 화물선이 산둥() 성 칭다오()에서 컨테이너를 실었다면 이 배는 중국 내 다른 도시에 화물을 부리면 안 된다. 곧장 외국으로 가야 한다.
앞으로는 자국 선사가 소유주이지만 세금 등의 문제로 선적을 외국에 둔 편의 치적선에 한해 연안 국제 환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톈진() 등 동북 연안 항구에서 부산으로 와야 했던 연간 7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규모의 화물 일부가 상하이로 향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부산항이 처리한 컨테이너는 1740만 TEU이며 이 중 환적화물(814만8000TEU) 48%를 차지했다. 환적화물 가운데 중국 물량은 31%인 252만6000TEU에 이른다. 유럽과 북미의 환적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중국 비중은 2004년보다 4%포인트 늘어나는 등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이 시기 부산항 전체 환적화물은 연평균 6.9% 늘었지만 부산중국 환적화물은 8.6% 증가했다. 부산항이 세계 5대 무역항으로 자리를 굳힌 데에는 중국의 환적화물이 크게 기여한 셈이다.
반면 상하이는 컨테이너 처리 물량으로는 세계 1위지만 국제 환적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자체 수출입 화물에 중점을 둬 왔던 것이다. 앞으로 연안 국제 환적 범위가 확대되면 부산항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OTRA 상하이무역관 김명신 차장은 상하이가 관련 규제를 모두 풀면 연간 신규 환적 컨테이너 증가량은 90만 TEU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부산항만공사 김인영 과장은 현재 중국의 환적 화물이 7만 TEU에 불과해 당장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분석의 온도 차를 보였다.
상하이=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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