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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시점, 의외의 인물 청참모 절반 교체

의외의 시점, 의외의 인물 청참모 절반 교체

Posted August. 06, 20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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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5일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공식 복귀하자마자 대통령비서실 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5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포함해 수석비서관 4명을 바꾸는, 예상 밖의 큰 규모였다.

박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정무수석비서관에 박준우 전 유럽연합(EU) 대사, 민정수석에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 미래전략수석에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 고용복지수석에 최원영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임명했다.

이날부터 휴가였던 한 대통령수석비서관은 인선 발표 소식을 듣고 놀라서 청와대로 뛰어나왔다. 그만큼 청와대 고위직들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다. 박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청와대 개편을 구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0일 언론사 논설실장과의 오찬에서 전문성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변경할 수는 없다. 참고로 했다가 기회가 되면 적합한 자리로 변경해야지라고 했을 때 이미 대통령의 마음속에는 비서실장 교체를 포함한 청와대 개편 구상의 큰 골격이 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초부터 공석이던 후임 정무수석을 고민하다 자연스레 청와대 진용 개편으로 옮아갔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번 청와대 개편은 한번 쓴 사람은 잘 바꾸지 않는 대통령의 평소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의외라는 평가다. 국정 지지율이 60%를 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청와대 개편을 단행한 건 취임 첫해 후반기에 강하게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취임 첫해 추동력이 있을 때 일을 치고 나가야 되는데 손발이 맞지 않아 제동이 걸리면 그 일을 못 하게 된다며 대통령 5년은 시한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 때의 인선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이 사실상 경질성으로 단행됐다는 뜻이다.

미래전략수석과 고용복지수석의 교체도 이런 맥락이다. 두 수석실은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와 고용률 70%, 국민행복을 담당하는 핵심 파트다. 올 하반기에는 이들 과제에 대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천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 수석들의 추진력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개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 개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 내각이 청와대보다 잘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하반기 개각 요소가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비서실장과 수석 인사에 이어 업무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일부 비서관 교체 인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사 타이밍은 절묘했으나 인선 내용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만 74세의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의 과거 경력뿐 아니라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가 부각되면서 대통령 주변의 올드한 이미지가 되살아났다. 외교 공무원 출신의 정무수석 임명을 놓고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잔뜩 꼬여 있는 정국을 풀기에는 위험한 실험이라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