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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저성장 늪 9분기만에 탈출

Posted July. 26, 201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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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역사상 유례없는 최장기 침체의 터널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2011년 2분기(46월) 이후 여덟 분기째 이어져 온 전() 분기 대비 0%대 성장률 행진이 아홉 분기 만에 깨진 것이다. 당초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올 2분기에도 성장률 1%의 벽을 넘지 못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1%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2011년 1분기(13월) 1.3%를 나타낸 이래 여덟 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2분기 경제성장을 이끈 것은 정부 지출과 건설 투자였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2.4%로 1분기(1.2%)의 두 배나 됐다. 건설투자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혁신도시 건설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3.3%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성장률 1.9% 가운데 정부의 기여도는 0.3%포인트(15.8%)라며 하반기에는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수출 부문에선 스마트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상품이 성장을 견인했다. 수출은 전 분기보다 1.5% 늘었다. 다만 IT 업종의 일부 대기업이 수출을 이끌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은 국제유가 하락과 반도체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2.7% 늘었다.

한은은 엔화 약세와 중국 성장둔화 등 대외 불안요인들이 있긴 하지만 국내 경기가 당초 정부가 기대한 상저하고()의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여전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연 34%대) 밑에서 움직이고 있어 지금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