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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고 치즈 만들고 목장의 추억

Posted July. 11, 20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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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젖소가 쉬 하는 거 봤어요? 너무 많아요.

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 고구려 목장. 우사()에는 젖소 100여 마리가 가득했다. 호기심 어린 아이들이 조심조심 젖소 앞으로 다가가 건초더미를 살랑살랑 흔들며 젖소를 유혹했다. 혀를 내밀어 건초를 널름 받아먹는 젖소가 신기한 듯 아이들은 좀처럼 젖소 옆을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 젖소가 갑자기 폭포수처럼 오줌을 좔좔 쏟아내자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겁지겁 꽁무니를 뺐다. 그러나 곧 서로의 얼굴을 보며 깔깔깔 웃어댔다.

이날 목장은 찾은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 일산 아지매 회원 가족 36명. 고구려 목장에서 운영하는 낙농체험 프로그램인 밀크스쿨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1학년 딸(8)과 함께 왔다는 카페 매니저 이명아 씨(38주부)는 목장이라고 하면 냄새가 나고 지저분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곳은 시설이 깨끗하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며 젖소를 보고 신기해하는 등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고구려 목장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젖소 우유먹이기, 건초주기, 말 타기, 말 먹이주기, 활쏘기, 치즈 만들기, 피자 만들기 등 7, 8가지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말 타기와 활쏘기. 키가 1m 안팎인 애완용 미니말 셔틀랜드 포니를 타고 탁 트인 목장 주변을 100여 m 산책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만하다. 또 실제 50m 거리의 호랑이 과녁을 맞히는 활쏘기 체험장도 아빠와 함께 온 남자아이들의 즐거운 놀이다.

우사 옆 2층 건물의 치즈만들기 체험장도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뜨거운 물에 담근 치즈를 쭉쭉 늘려가며 장난도 친다. 얇게 반죽한 피자 위에 소스를 바르고 직접 만든 치즈와 채소 과일을 올리면 세상에 하나뿐인 피자가 만들어진다. 만든 치즈와 피자를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싱싱한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에 과일을 넣은 것도 별미다.

목장주인 지중열 씨(40)는 밀크스쿨은 목장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라며 앞으로는 소비자와 함께하는 체험형 목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2007년부터 전체 낙농가 3430곳 중에서 낙농체험이 가능한 밀크스쿨 11곳을 선정해 2억 원씩 22억 원을 지원했다. 밀크스쿨은 시군의 추천을 받아 시설, 청결, 프로그램 운영의 적합성차별성 등을 실사한 후 매년 1, 2곳 정도만 추가 선정한다. 도나 시군에서 수시로 점검을 나가 운영관리 상태를 점검한다.

밀크스쿨 초기에는 체험객이 1만2000여 명이었지만 지난해 12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보통 2030여 명이 한 팀을 이뤄 체험한다. 목장별로 프로그램이 차이가 있다. 체험비는 보통 1인당 1만50002만5000원 선이며 체험 프로그램에 따라 추가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아이들이 말을 탈 때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게 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말 뒤에 서면 뒷발에 차일 수도 있어 옆이나 앞에 서야 한다. 말이나 젖소에게 먹이를 줄 때도 손가락을 넣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치즈를 만들 땐 뜨거운 오븐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